로로에게 전하는 편지 #2
아이가 커감에 따라 누구에게나 찾아온다는 "왜? 왜? 왜?"지옥과 "뭐야? 이건 뭐야?"지옥이 찾아온다는데,
우리 첫째의 왜?지옥과 이건 뭐야? 지옥이 한창 발현 중에 있다.
처음에는 그 질문에 다 성의껏 대답해야지..하다가도 하루 이틀 1년이 돼 가자 똑같은걸 계속 물어보는 걸까.. 지치기도 하지만 말이 더뎠던 것만큼 최대한 성의껏 대답하려고 아직은 노력 중이다. 그러다 아빠는 "그만, 쉿!"이라는 말을 뱉었다가. 크게 부부싸움을 한 적도 있다.
첫째가 말이 더뎌서 걱정할 때가 엇그제 같은데, 늦게 터진 만큼 문장으로 얘기해 버리는 아들덕에 나날이 놀라움의 연속이었는데, 그런 아이에게 조용히 하라니.. 엄마로서 아빠에게 참았던 화살을 다 터트렸다.
아이가 받을 상처는 생각안하는지. 조바심 낼 때는 언제고 왜 이제 와서 입을 다물라고 하는 건지...
이 글을 읽는 아빠와 엄마가 있다면, 절대 조심하길 바란다.
아이가 바라는 건 전문적인 지식이 아니다. 그저 아이는 나의 시선에서 나의 생각 속에서 나의 창의력 속에서 엄마와 아빠의 관심을 확인하는 것일 뿐.
로로의 시선에서 보이는 세상은 엄마가 보는 세상과 조금 다르겠지.
처음엔 엄마도 호기심에 이것저것 물어보는 로로에게 궁금한 것들을 다 알려주고 싶어서 알아보고 공부하고 했었는데, 그게 다 의미가 없다는 것을 알고 그저 로로의 호기심을 충족시키려고 하는데 로로가 느끼기엔 어떨지 모르겠네
엄마는 잃어버려서 보지 못하는 마음의 눈을 우리 로로는 반짝반짝 빛나는 꿈과 창의력을 동원해서 마음의 눈으로 보고 있을 텐데, 엄마가 미쳐 보지 못하는 눈부신 세상을 로로를 통해서 보는 경우가 많아.
매일매일을 반성하고, 노력하려고 하는데 매번 새로운 걸 깨우쳐 주게 하는 우리 로로들
엄마는 우리 로로들에게 잘하고 있는 걸까?
매번 반복되는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해보지만, 답은 여전히 질문만 메아리 칠뿐 돌아오지 않는 것 같아.
우리 로로의 생각이 어느새 훌쩍 커버렸다는 걸 느낄 때마다 엄마의 행복함도 커지네
우리 로로 덕분에 잃어버렸던 세상을. 보지 못하는 세상을.
로로의 손을 잡고 데려와줘서 고마워
사랑한다 나의 보물
사랑한다 나의 비타민
사랑한다 나의 원동력
사랑한다 나의 아들아 ♥